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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 시와 글, 책, 영상

제철 행복 : 절기 대로 살아보기 - 우수

겨울의 언 땅에 바짝 붙어 겨울을 난 봄나물은 이맘때가 제철이다. 당분을 뿌리에 저장해서 혹한을 견뎌내기에 달고 맛나다.(13%)

나에게 봄은 이것으로 온다. 말할 수 있는 봄나물을 하나쯤 품고 사는 건 새봄을 맞이하는 나만의 작은 의식이 있다는 것. 누가 뭐라 해도 봄은 그날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14%)...... 우수의 햇빛은 얼음과 눈을 녹이고, 흙을 쟁기질하며, 새싹이 나올 자리를 터준다.... 그러므로 봄나물을 먹는다는 건 그런 계절의 흐름을 느끼며 2월의 봄비와 햇볕을 몸에 들이는 일. (14%)

 봄이 짧다고 말할 때 우리가 생각하는 봄은 산과 들에 꽃이 만발한 청명 무렵의 모습이다. 봄을 그렇게만 알고 그것만을 봄이라 부르니, 이미 봄이 곁에 와 있는데도 봄을 기다린다. 그것은 여전히 겨울을 사는 때늦은 마음이자 어쩌면 봄을 요약해 버리는 일인지 모른다. 길게 펼쳐서 바라볼 수 있는 수많은 장면을 접어버린 채로, 하나의 장면만을 봄이라 여기는 게 아닐까.
 폭신해진 땅에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르게 돋아나 있는 해쑥처럼, 볕이 가장 잘 드는 가지에서부터 꽃망울을 틔우는 매화처럼, 봄은 '아직' 도착하지 않은 게 아니라 늘 '이미'와 있다. 입춘부터 곡우까지, 모든 모습이 다 봄이다. 그걸 알게 되면 봄이 짧다는 말 대신 눈앞의 봄을 가만히 들여다보게 된다. 길게 펼쳐진 봄의 화폭에서 오늘에 해당하는 그림을. (14%)

 

그러고 보니 나도 언젠가부터 꽃이 피는 시기의 봄만 주로 만끽하게 된 것 같다. 언제 따뜻해 지냐며 투덜거리던 때도 많았고... 이른봄을 가장 먼저 느끼는 땅에서 건네주는 담백한 선물들이 있었다. 어머니가 나물을 좋아하셔서 어릴 적 이맘때 냉이 된장찌개나 여러 나물무침 요리를 자주 해주셨었고 이번 설 연휴에는 봄동을 찾으셨다. 새싹 비빔밥이랑, 달래장도 좋아하는데 조만간 장봐서 해먹어야 겠다. 

 

블로그를 쓰고 있는 지금은(3월 5일) 봄비가 내리고 있다.  이렇게 스며든 물은 땅을 부드럽게 하고 온기를 돌도록 해준단다. 다음 절기엔 또 어떤 그림을 바라보게 된지 기대된다.

 

 

 

제철 숙제 봄동 비빔밥 해먹기 

짱 맛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