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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께/노래하듯이

폭우를 바라보며

 

2022년 8월 14일 연중 제 20주일 St. Luca 성당

영원한 도움의 성모Pr. 주회합 389차.

 

오후 16시부터 뇌우 예정이라는 날씨 어플을 보고 일찍이 집을 나섰다. 가방 옆 주머니에는 레지오 꽃을 넣고, 집에 보관하고 있던 몇 년 간의 회의록을 챙겼다. 하늘을 보니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았다. 땀을 흘리며 성당에 도착하고, 우리 쁘레시디움 사물함을 정리했다. 어제 꾸리아에서 상급 평의회 공지가 있었다. 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던 지라 (거의 다 하기도 했고) 차곡차곡 정리를 했다. 그동안 내 손떼가 묻은 회의록을 모으니 꽤 많았다. 

교리실로 돌아와 레지오 상을 차리고 단원들을 기다렸다. 오늘이 주회합 389차다. A형제님이 먼저 도착했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는지 우산과 옷이 상황을 말해 주었다. 몇 분 후 굳은 표정으로 P가 도착했다. 역시나... 옷이... 젖어있었다.

초를 다 써서 형제님은 직접 초를 성물방에서 사서 오셨다. 몇 주 전, 레지오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가던 꽃집에서 물값이 올라 이젠 꽃을 맞춰 줄 수 없다며 다른 곳에 가라고 하셨고... 이곳저곳...  찾다가... P가 추천해준 꽃 집으로 바꿨다. 아 꽃 값은 좀 더 낸다. 두 분 덕분에 레지오 상을 차릴 수 있었고, 비가 많이 오는데도 와주셔서 감사했다. 

 

회합이 끝난 후 집에 가려고 성당 버스를 타는데 (주로 레지오 끝나는 시간대에 성당 버스가 M로 사거리로 나간다.)  천둥 번개 소리와 함께 뇌우가 쏟아졌다. 며칠 그렇게 비가 많이 내렸는데도 또다시 폭우다. 버스는 아직 출발을 하지 못하고, 차도 없고, 걸어갈 수도 없는 날씨라 버스 안에서 30분 넘게 계속 기다렸다. 

 

폭우를 바라보며 평의회 공지가 다시 떠올랐다. 앞으로 400차까지 10회 남았다. P의 말과 행동, 순수한 A형제님. 나는......?  

마음 속으로 어머니이신 성모님께 얘기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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