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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 시와 글, 책, 영상

P 통독 모임 - 고독과 순결의 노래 (The Green Years)

 


구글 meet을 통해 소그룹으로 C 수녀님, 자매님들과 같이 한 페이지씩 소리 내어 읽었다. 로버트와 가우 할아버지, 가빈과의 우정에 함께 웃고, 울었다. 가족들, 이외에 나오는 인물들의 묘사가 재미있었다. 봄에 읽었던 책 <밝은 밤>에서 위로를 받았다면, <고독과 순결의 노래>를 읽은 7월 말, 번아웃이 끝났다.




p.81
“문제는 네가 그것을 해낼 생각이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있다.”
“할 거예요, 꼭 할 거예요.”
나는 정신없이 소리 질렀다. 악몽 같았던 지난 며칠을 떠올리니 할아버지의 말은 그대로 곧 구원이었다 이것을 놓쳐서는 안 된다!

p.159 ~160
“장하다, 우리 로비!”
이런 말을 하면 지금 네 머리로서는 무리일 테지만, 만일에 네가 녹스힐 교회에 나가게 된다면 나는 바로 너와 의절해 버리겠다.”

p.189
“할아버지, 난 예수님이 아주 좋아요! 그렇지만 잊지 마세요, 할아버지도 좋아한다는 걸!”

p. 242
다만 할아버지는 한평생 세상이 깜짝 놀랄 만한 용감무쌍한 행동을 하고 싶어 못 견뎌했고, 그 염원이 지나치게 강한 나머지 나이 들면서부터는 자기가 실제로 그렇게 살아왔다고 믿어버리게 된 것이다.

p. 338
“나는 내 손자의 마샬 장학금에 대한 일로 선생님께 말씀을 드리려고 왔소.”

p.355
언제나 나는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저의 이 공부를 모두 하느님께 바치겠습니다’ 하고 기도했다.

p.383
별안간 할아버지가 신음소리를 냈다. 그것은 불행을 경험한 적이 있는 사람의 깊은 내면에서 울려 나오는 처절한 것이었다. 할아버지는 전에도 내게 직접 동정을 표하는 일이 없었다. 지금도 그랬다. 그러나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엇으로 나의 짐을 함께 지고 있는 할아버지를 나는 온몸으로 느꼈다.

p.473
“기억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만, 언젠가 깊은 바닷속에 사는 생물의 이야기를 했었지. 이따금 희미한 인광만이 빛날 뿐 영원한 밤과도 같은 그 암흑 속에서 눈도 없이 촉수로 더듬으며 사는 생물들, 만약 그것들이 빛을 찾아서 바다 위로 올라온다면 그 즉시 산산조각이 나 죽어버릴 수밖에 없다고 한 이야기 말이야. 신과의 관계에서 말한다면 그것이 우리의 모습이야.”

p.474
“로버트, 너는 하느님을 찾고 있지 않겠지만, 하느님은 너를 찾고 계신단다. 그분이 너를 발견하실 거야. 너는 반드시 그분 눈에 띄게 될 거다.”

p.516
벌써 할아버지는 루크를 무릎에 앉히고 말을 건네고 있었다.
“로비, 너 할아버지하고 연못에 스케이트 타러 갔던 일 생각나지?

p.532
“그날, 그 7월 20일에 댄디 가우가 내 사무실에 들렀습니다. 나는 노인을 댄디라고 불렀는데, 그것은 그토록 실패를 거듭하고 불행을 겪었음에도 그 노인이 내 친구라는 사실에 긍지를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는 유언장을 다시 쓸 수 없느냐고 나에게 물었지요.

P.535
오, 하느님, 그렇다면 이 일이 진정 사실이란 말인가!
할아버지가 생전에 한마디도 비치지 않았던 이 눈부신 선물!

p. 539~540

다만 지금 말할 수 있는 것은, 그가 이 순간 자신의 영혼에서 솟구치는 주체할 수 없는 환희와 감사의 기도를 허공 속에 사라지지 않게 할 필요성을 느꼈다는 것이다. 그리고 부끄러워하는 얼굴로 성당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는 것뿐이다. 그는 거기에 아주 오래 머물러 있지는 않았다. 아마 그는 1 페니짜리 초에 불을 붙이는 시간 정도만 머물렀거나 그렇지 않으면 어두컴컴한 제단 앞에서 자기도 모를 몇 마디 말을 중얼거렸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쩌면, 그래, 어쩌면 그 이상의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는 성당에서 나와 하늘에 가득한 별과 극지의 하늘을 비추는 북극광에 눈부셔하며 아까보다 더욱 가볍고 힘찬 걸음으로 사람의 그림자가 끊어진 거리를 걸어갔다.


마지막 통독 날 밤, 책을 읽던 중 쌍무지개 사진을 톡으로 받았다. 꼭 로버트와 할아버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