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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소소하지만 아름다운 일상

짦은 일상 남기기

7월 20일 연중 제15주간 목,
M로 
54일 기도 청원기도 22일

 
뭔가 블로그에 일상을 기록하는 게 오랜만인 것 같다. 더위와 긴 장마기간이 쳐지고 늘어지게 되는 것 같다. 아버지 수술 & 진료 후 며칠 몸살을 앓았다.  암이 그새 몇 십 개 많이도 자라났다. 조직검사에서 악성도가 높고, 재발이 잘 되는 암이라 (이건 원래 알고 있었던 것) 담당 교수님이 이번에 체크 기간을 줄였다. 옆에서 설명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는 아버지의 모습을 바라보며 짠했다. 깊은 전이가 없으니 다행이라고 여겨야겠다. 언니 말대로 암을 제거할 수 없다는 걸 인정해야 하는 건지, 할 수 있는 건 이 시간들 안에서 기도하는 것이다.

 

가족, 직장 일이든, 봉사든 어차피 삶의 어려움은 늘 있다.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다고, 지금 있는 자리가 함께 하는 은총의 자리임을 잊지 않기를 다독이고 있다.

아직 이르긴 하지만 올해 반년동안 지내며 다가왔던 말씀은 겨자씨 이야기다. 6월 13일에 일기를 써놓고 포스트잇을 붙여놨다. 내가 작아지고 예수님과 일치하는 마음으로 지고 가는 것. 한 학기 성경공부를 하면서도 묵상했었다. 먼저 작아지는 삶으로, 겸손된 삶으로 나아가게 될 때 그 순간 하느님의 나라가 선포가 되는 것이다. 티없으신 마리아 성심께 봉헌하고 전하는 삶도 이와 같다.

아,  머리에 있는 (마지막으로 검사했었을 때 사이즈) 종양의 크기도 겨자씨와 같다. 그냥 갖다 붙이기 ^^ㅎ

 

7월 한 달은 풀근무에 요즘 신앙학교 준비로 체력적인 부담이 더 다가온다. 공유해주고 꺼내는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다.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이곳 블로그에 끄적거리며 꺼내는 건지도. 또 한편으론 내게 건네주었던 인연의 말을 떠올리며 기도를 청하고 힘을 낸다. 

내 안에만 갇히지 않도록 하늘 아래에 함께하는 날들에 감사하며. 말씀과 기도에 성실해야 함을 요즘 더 느낀다.

 

아버지와 함께 외래 진료를 기다리며
해 아래 함께한 날들에 감사하기

 

왼쪽 : 54일 기도를 바치다가 잠들어버려서 새벽에 남은 기도를 드리며, 오른쪽 : 잠이 오지 않은 어느날 밤 버티다가... 아이패드 사진은 그리운 파티마

 

성경공부 한 학기를 마치고 남겨주신 수녀님의 글, 다음 학기 전까지 배울 부분의 성경을 미리 읽고, 복습하는 시간을 가지려는데... 요즘 책상에만 앉으면 졸리는 마법에 걸린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