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웃는다.
좋은 일이 있어도 아직 온전히 다 즐기지 못한다.
잠깐이겠지... 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다음은 또 뭐지.
한 구석엔 두려움과 의심이 있다.
믿음이 부족하다.
털어놓고 싶지만 꾹꾹 눌러 담아야 할 때가 더 많다.
바보 같아 보여도 그게 옳았다.
넘어져 잠시 내려앉아 있을 땐 추스르느라... 해결하느라 잘 못 보고 헤맸지만
나중에 그것이 울림을 내기 위한 과정이란 걸 알았을 때
감사함과 뭉클함에 눈물을 흘렸다.
:
조명이 꺼진 조용한 대성전에 늘 켜져 있는 감실 등처럼
고해성사의 불처럼
지켜봐 주시고, 등대같이 길을 밝혀 주신다.
티끌 하나 오염되지 않은
따뜻한 숨을
작은 불빛을
늘 같은 자리에서
끊임없이 건네주시고 계신다.
살면서 지나칠 수 있는 고마움과 소중함을 알게 해 주셨다.
오늘도 울고, 웃으며 실수와 부족함 투성으로 살아간다.
영원함이 있는 살아있는 그곳을 향해
그 빛이 좋다.
꺼지지 않은 작은 불빛
그 마음을 느낄 수 있음에
태어난 것에 감사합니다.
:
나도 은은하고, 조그만 촛불을 닮아가고 싶다.
Happy Birthday Agn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