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보 동산의 나무길은 부러져 구멍이 뚫려있거나, 부분 부분 못이 빠져 판때기(?)가 올라와 있다.
걷다 보면 자칫 발에 걸리기도 하는데, 실제로 한 번은 걸려 넘어져서 시퍼렇게 멍까지 들었었다. ㅇ_ㅇa
퇴근길 월례보고서 제출로 잠깐 성당에 들렀다가
낙엽이 거의 떨어진 야고보 동산을 바라보며, 앞으로 보낼 날들, 긴 겨울... 다시 돌아온 추위를 어찌 보내야 하나...
성당에 오면 늘 가는 곳이라 어김없이 발길이 그곳으로 향했다.
천천히 나무 길을 걷다가 여기저기 상처와 올라와있는 판때기를 보고 속으로 말했다.
"아 이거 애들 뛰어놀다 보면 위험한데, 아늑한 동산에 여러 군데 흠집이라니... 편평히 깔끔하게 수리하면 좋을 텐데..."
구멍들을 손으로 가려보고, 만져보고, 튀어나온 나무를 발로 꾹꾹 눌러보았다. 그렇다고 가려질 구멍도 아닌데, 판이 들어가지도 않고 다시 튀어나왔다.
흠집들이 영 보기가 싫었다.
"! "
스치듯 드는 생각과 일어나 뒤를 돌아보니... 쭉 이어진 길에 닿는 곳.
...
" 아... 정말. "
길 위에 있다.
걷다가 그것들을 마주할 때 잠시 멈추게 되더라도, 걸려 넘어지더라도 향하고 있다.
그리고
바라보고 계신다.
(흠집이 아니었네...) "상처가 아니었네."
어쩜...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더 좋아진 이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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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에게는 아무런 상처도 보이지 않았다.
그가 자기의 하느님을 믿었기 때문이다. (다니 6,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