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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인연 因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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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일 년에 두 번 톡을 보낸 게 다인데... 부담되진 않을까, 이제는 표현을 안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답장을 주다니. 개인적으로 보고싶다는 말을 좋아하는지라... 고마워 :) 올해 마지막 중학교 생활 잘 걸어가기를 기도 드립니다. 파이팅~
아버지 첫 항암치료 2022년 6월 16일 연중 제11주간 목요일 묵주기도 빛의 신비 B구 S 대학병원 지금까지 4번의 수술을 받았고, 지난달 검사 때 전립선에도 조금 전이가 된 걸 확인했다. 오늘은 항암(Gemtan) 치료를 시작했다. 처치실 옆에서 순서를 기다리던 중 아버지 : 암이 완치라는 게 없는가 보다... (실망한 눈빛) 아녜스 : 아빠, 알아보니까 이 치료로 효과를 본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아버지 : 아 그래? (표정 조금 밝아지심) 괜한 기대감을 주는 건 아닐까 싶었는데 치료를 받고 다니시는 걸 보니 다행이다. 아버지와 함께하는 이 시간을 주님께 감사드린다.
아버지와 언니를 기다리며 2022년 6월 2일 M로 집 근처에서 2주가 금방 지나갔다. 주로 외래진료가 목요일이라 다행이었다. 6월까지는 근무가 끝나고 시간에 맞춰 급하게 가야 하더라도 함께 기다릴 수 있다. 다음 달부터가 걱정이긴 하다… 일정을 끝내고 나면 주말까지 녹초가 된다. 오늘도 언니가 고생이 많았다. 밤샘 (나이트) 근무가 끝나고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아버지와 진료를 보러 갔다. 우리 집에 와서 잠깐 쉬는 동안 내가 생활하고 있는 게 짠했는지 생필품을 주문했다며 조만간 택배가 올거란다. 이럴 때 보면 찐 자매다. 언니의 피곤한 얼굴을 보니깐 뭉클하다. 올해 벌써 몇 번이나 눈에 핏줄이 터졌었다. 아버지는 한 주 쉬고, 다시 진료 예약을 했다. 6주 동안 아픈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할 수 있는 게 기도뿐인 것 같고……
기억해 주시는 것만으로도 2022년 3월 4일 재의 예식 다음 금요일 9일 청원기도 4일 차 영광의신비 십자가의 길 오랜만에 사진과 함께 반가운 톡을 받았다. 로사(언니) 자매님이 성당에 왔다가 내가 생각나셨단다. 자매님은 레지오를 통해 인연이 되었고, 결혼하신 후 C에 내려가서 살고 계신다. 주님께서는 항상 어디든 계시지만 우리 성당의 야고보 동산처럼 성전의 십자가와 늘 켜져 있는 감실처럼 나도 그 자리에서 언제든지 누구든... 따뜻하게 기다려주고 맞이해주고 싶었다. 그분께서 보내주시는 대로 떠도는 삶이지만 이곳에서 나를 기억해주시는 분이 있다는 것에 소원이 뭔가 이루어진것 같기도 하고 지친마음에 위로가 되고 욕심없이 내려놓을수 있게 더없이 충분하고 감사하다.
잔소리한 날 2022년 3월 3일, 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 9일 청원기도 3일 차, 고통의 신비 오늘은 아버지 고집에 화가 나서 조곤조곤 잔소리를 했다. 딸의 기다림을 지나치시고, 교수님이 권하는 주사를 미루려고 하셨다. 암은 계속 자라나거나 재발할 것이고, 치료 시기와 권고사항이 중요한지 알고 있기에 언니와 전화통화를 하며 속상한 마음을 드러내었다. 걱정과 뾰로통하는 내게 아버지는 3월 한 달 동안 이런저런 것들로 고향에서 왔다갔다 하기 힘들다며 얘기하셨다.
부모님을 위한 기도 2022년 2월 17일 M로 방 안, 9일 감사기도 16일 차 영광의 신비 어제 올림픽 경기를 보고 나서, 자기 전에 아버지와 통화를 했다. 입원 당일 날 병원으로부터 오전 11시쯤 병실 확인 연락을 준다고 했단다. 네...? 수술이 바로 다음 날인데... 이러다가 미뤄지는 건 아닌지... 병동에서도 계속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아버지는 수술이랑 치료를 기다리며, 약으로 버티고 있는 중이시다. 출혈은 조금 있고(지난 수술 후 지져놨기 때문) 갑자기 몸을 움직이거나, 자세를 바꿀 때 통증이 있으시다며 천천히 얘기 주셨다. 암을 진단받기 전에는 연락을 드리면, 아픈데도 없고 건강히 잘 지내고 있다며 대화를 이어갔는데, 이제는 주소를 잘 꺼내 주셔서 감사하다. *주소 C/C (chief complain..
아버지와 점심시간에 나눈 대화 2021년 12월 4일 토요일, B구 G로 S대학 병원 ** 병동 아버지와 마주 앉아 침대에 책상을 올리고 점심을 챙겨드렸다. 식사하시는 걸 조용히 바라보다가 반찬을 잘 안 드시고 밥이랑 국만 드시길래... 나 : "아빠, 이것도 좀 드세요, 앞으로 수술받고 치료받으시려면 고기 많이 드셔야 해요." 아버지 : "아녜스야, 괜찮다. 아빠 이겨낼 수 있다." 나 : ... (뭉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