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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 시와 글, 책, 영상

스스로 행복하라 - 법정

 

법정 스님께서 전해주시는 바람직한 삶은 어디에 가치를 두고 있는가, 마음의 집착을 비우고, 자연과 함께하는 단순 소박한 삶, 사랑이란 나누고 주는일, 이웃과 기쁨과 슬픔을 나누는 것이다.

지금 여기, 스스로 일구어 갈 때 행복을 만날 수 있다.

 

여정을 걷고 있다는 것을 알며,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어려움 속에서도 담담히 걸어가는 것.

깨달은 지혜를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옳은 길을 택하여

가치와 의미, 소명을 위해 살다 보면 어느새 참 행복이 따라온다.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반가움과 잠언을 읽는 것처럼 그윽했다.

 

 


 

마치 때가 되어 익은 열매가 떨어지듯, 어느 날 한 생각이 일어나 자연스럽게 출가하게 되었습니다. - 22p

 

출가는 스스로 단순하고 간소한 생활양식을 선택합니다. 가난은 수행자에게 겸손과 평안을 가져다주고 바른 정신을 지니게 합니다. 내가 가난해 봄으로써 이웃의 가난과 고난에 눈을 돌립니다. 출가자는 욕망에 따라 살지 않고 필요에 따라 살아갑니다. 그는 안으로 부유한 사람입니다.- 35p

 

우리가 진정으로 만나야 할 사람은 그리운 사람이다. -39p

 

홀로 있다는 것은, 어디에도 물들지 않고 순진무구하며 자유롭고 홀가분하고 부분이 아니라 전체로서 당당하게 있음을 뜻한다. - 42p

 

사람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것저것 많이 차지하고 있는 사람한테서는 느끼기 어려운 그 인간미를, 조촐하고 맑은 가난을 지니고 사는 사람한테서 훈훈하게 느낄 수 있다. 이런 경우의 가난은 주어진 빈궁(貧窮)이 아니라, 자신의 분수와 그릇에 맞도록 자기 몫의 삶을 이루려는 선택된 청빈(淸貧) 일 것이다. 주어진 가난은 악덕이고 부끄러움일 수 있지만, 선택된 청빈은 결코 악덕이 아니라 미덕이다. -92p

 

일상에 매몰된 그런 눈과 귀와 마음이 아니라 눈 속의 눈으로, 귓속의 귀로, 마음속의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티 없이 맑은 심성을 지닌 사람만이 어떤 현상에서나 살아 있는 진리를 발견한다. 열린 마음을 지닌 사람은 서로 다른 종교 속에서도 하나의 진리를 발견하고, 닫힌 마음을 지니게 되면 하나의 진리 대신 차별만을 무수히 찾아낸다.

우리들이 순간순간 부딪치면서 살아가는 지금 당장의 일이 삶의 알맹이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삶에 가장 절실한 가르침이, 지금 이 자리의 이런 삶과 가장 가까운 종교가 진짜 종교다. 지금 당장의 삶과 아무 상관도 없는 메마르고 관념적이고 사변적인 가르침은 종교를 빙자한 공허한 헛소리다. -114p

 

귀 기울여 듣는다는 것은 침묵을 익힌다는 말이기도 하다. 침묵은 더 말할 것도 없이 자기 내면의 바다이다.

말은, 진실한 말은 내면의 바다에서 자란다. 자기 언어를 갖지 못하고 남의 말만 열심히 흉내 내는 오늘의 우리는 무엇인가. - 144p

 

내가 하는 일이 곧 나의 존재임을 투명하게 깨우쳐 주었다. - 147p

 

흔히 베푼다는 표현을 쓰고 있는데 그것은 잘못된 말인 것 같다. 원칙적으로 자기 것이란 있을 수 없으므로 나누어 가지는 것이다. 이 우주의 선물을, 우리에게 잠시 맡겨진 그 선물을 함께 나누어 거지는 것이지, 결코 베푸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180p

 

한 걸음 나아가 신문이나 방송에 이름 석 자 내려는 생각도 없고, 어떤 의무감에서도 아니고, 덕행으로 여기는 생각조차 없이 무심히 나눌 수 있다면, 그런 사람들의 손을 통해 하느님은 말씀하시고 그들의 뒤에 서서 부처님은 빙긋이 웃으실 것이다. 마치 나뭇가지를 스치고 지나가듯 무심히 하는 일이 우리를 눈뜨게 한다. 봄바람이 메마른 가지에 잠든 움을 틔우듯이. - 181p

 

우리가 수도하고 정진하는 것은 새삼스럽게 깨닫기 위해서가 아니라, 본래의 깨달음을 드러내기 위해서입니다. 닦지 않으면  오염되는 것이 우리 마음입니다. 그러므로 본래의 진실한 마음을 지키는 것이 제일가는 정진이라고 옛사람들도 말한 것입니다. (...) 

무슨 일이든지 흥미를 가지고 해야 합니다. 그래야 사는 일이 기쁨이 됩니다. 내가 하는 일 자체가 좋아서 하는 것이지 무엇이 되기 위해서 해서는 안됩니다. 좋아서 하는 일은 그대로 충만된 삶입니다. 무엇이 되기 위해서라면 그건 흥미가 아니고 야심입니다. 야심에는 기쁨이 없고 고통이 따릅니다. - 195p

 

하루하루 어떤 마음을 가지고 어떤 말과 행위를 하는가가 곧 다음의 나를 형성합니다. 누군가가 그렇게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닙니다. 매 순간 스스로가 다음 생의 자신을 만들고 있습니다. - 21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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