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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 시와 글, 책, 영상

사랑하는 벗이여 ✢

 재작년 고, 이번 주에 다시 읽었다. 한 책을 1년 동안 읽기도 하고 (넘어갈 때도...)  후에 다시 읽기도 한다. ^^;

 

이 에세이를 읽기 전 만나게 된 책이 있다.

2016년 SNS에 한 분이 손글씨로 올린 구절을 읽고 나중에 읽어봐야겠다고 따로 메모해 놨다가, 주일에 나가고 있는 공동체의 나눔에서 생각나 잠깐 얘기를 했었다.

 

 

몇 달이 지나고나눔에서 얘기했던 구절 선물로 나에게 돌아왔다. 이 날은 면담을 한 날이었다. (잊지 않으려고 책에 날짜를 적어놨다.)  

그때 당시 바라는 방향이 아닌, 답이 없는(?) 대화였지만, 마무리가 될 때쯤 책을 건네주시며, 읽고 나서 다시 얘기하자는 말과 함께 받았다.

집으로 와서 씻고, 떨리는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한 장 한 장 지나가는 게 뭉쿨하고 아쉬운... 이 책이 나에게 그랬다. 처음부터 끝까지 울면서 읽었다. ^^;

신앙을 가지게 되었을 때의 기쁨과 암 투병 중에서도 주님께서 주신 작가로서 죽고자 하며, 진실하게 내맡기는 삶.

고 나서 얘기하고 싶은 건 있었는데 어떻게... 말들이 떠오르지 않았다. 부족했던 걸까.

 

때를 기다려보기로 했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마음에서 정확해지는 그때 꼭 얘기드려야지.

주로 미사 시간에 들었던 강론이나, 성경과 오늘의 묵상 등, 기억하고 싶은 구절들 위주로 일기장에 썼는데,

이제는 진짜 나의 신앙을 쓰자고, 그리고 오늘날까지 기록하는 계기가 됐다. 

 

 

두 권의 책은 나에게 성경만큼 (보다는 조금 작게 ^^) 떼어놓을 수 없는 책이다.

그렇게 해가 지나고, 같은 작가님의 연달아 읽은 책이 인연이다.

지난 해에는 마음을 여는 해였다면, 그 다음 해는 어떠한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은가, 가치관을 확인하는 해였다.

그리고 그 안에서 인생 구절을 만났다.

       

 

그 냄새는 뽐내지 않고 겸손하고 수수했으며

무엇보다 은은했다.

 

 

블로그에 신앙에 대한 포스팅을 하며, 나만 신앙생활하는 것도 아니고, 일기장에 조용히 기록만 하면 되는데, 보이기 식 신앙인 걸까.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뭔가 찜찜한(?) 것들은 꼭 다시 생각해 본다. 나에 대한 거짓이 없고, 억지가 아닌 자연스러운 건지.

겸손하고 수수한, 따뜻한 신앙인으로 성장하고 싶고, 하느님께로 걸어가는 과정을 소소하게 기록하고 싶었다. 

 

 

나의 꿈과 늘 중요시 여기는 일상안에서의 주님을 찾고, 느끼며 그분께서 바라시는 삶을 사는 것.

 

 

 

 ✢ ✢ ✢

 

 

 

오랜 시간 입었던 옷,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마당에서 자란 나무, 가족, 살면서 만난 사람과 주변인.

작가님은 사물과 풍경의 아름다운 성찰을 통해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자신을 지탱해 주고 만들어 준 건 일상의 곳곳에 박혀있는 인연이라고 말하며, 우리네 삶에 하찮은 건 없다고 전한다. 블로그에 이미 책 구절을 올렸었다. ---> 모과나무 - 풍경

 

가족과의 추억, 첫영성체 때 선물 받은 긁히고 낡았지만 오래된 액자, 아끼는 묵주, 주고받은 따뜻한 문자와 음악, 길을 걷다가 바라본 풍경, 사회생활 하면서 만났던 사람들, 추운 겨울 같았던 마음에 꽃으로 다가온 분들과꽃들을 맞이하고 필 수 있도록 해주신 봄 날씨 같은 분, 다가와 주셨던 기억,  결국엔 마음을 열고 신앙을 꺼내놓게 된 것. 나에게도 그 안에는 소. 중. 한. 인. 연. 들. 이. 있. 었. 다.

 

그리고 앞으로도 사랑하는 벗, 인연들을 기록해 나갈 예정이다.

 

헤어짐으로 힘들어했던 적이 있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 깨달았다. 기도 안에서 만날 수 있고, 멀리 있어도 오히려 가깝게 느껴지는 인연이 있다는 걸. 때를 기다리는 건 기쁘고, 아름다운 것이다. 언젠가 모두 다시 만날 거다.

기다림이 감사하니 현재를 사는 하루하루가 정말 중요하게 느껴졌다. 

 

그동안 만났고, 지금 곁에 있는 사람들과 만날 인연들, 블로그에서 만난 분들 모두 

책에서 말한 그 수많은 별들 중 만나 서로 반짝이게 해주는 인연들에게 고맙습니다.

그리고 신앙의 삶을 살아가는 전체를 선물로 주신 최고의 벗, 지금도 계시고 전에도 계셨으며 또 앞으로 오실 분(묵시1,4)

 

늘 함께 하시는

Deo Gratias.

 

 

_

 

블로그에 글을 쓰며 들은 노래 : Love & Valor - Truly D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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